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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책

고독의 심리학 2

by 주말작가 2021. 6. 6.


이 책은 고독이라는 구성 개념과 관련된 심리학적 연구를 모아 놓은 최초의 편저서이다.
여러 저자들의 고독이라는 개념에 대한 연구를 캐나다 Carleton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며, Pickering Ventre for Research in Human Development의 센터장을 맡고 있는 Robert J. Coplan교수와 미국 뉴욕 주립대학교 부교수인 Julie C. Bowke가 편저하였다.

사회적 고립, 위축, 홀로 있음에 대한 맥락적, 임상적, 다학문적 관점을 전달하고 있기에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이 책의 원서가 2014년에 초판 된 것에 비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2020년에 번역이 되어 현재 내가 읽고 있는 2021년을 기준으로 최소 10년에서 많게는 30년 이상 된 이론들을 바탕으로 인용된 부분들이 많아서 읽는 도중 지금 현재의 상황과 동떨어 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학술적 연구의 대략적인 개요와, 고독과 혼자 있음에 대한 연구들이 어떤 식으로 역사적 흐름을 따라 진행되어 왔는지 알 수 있기에 좋은 방향을 잡아 준다.

책의 챕터 하나하나가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다 소개하기는 너무 힘들다. 내가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볼수 있었던 챕터 7> 사회적 무쾌감증과 고독만 소개해 보려 한다. [본문 187 -217쪽]

사회적 무쾌감증과 고독 Sicial anhedonia
사회적 무쾌감증의 정의: 사회적 접촉에 특성적으로 무관심하고, 사회적 접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이 약화되어 있어며, 이로 인해 사회적 관계 및 상호작용이 줄어드는 것.

사회적 무쾌감증 연구는 정신병리적 접근에서 비롯되었으며, 분열형 성격과 조현병에 대한 연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Maryland 종단 연구에 의하면, 사회적 무쾌감증을 나타내는 참여자들을 횡단적으로 평가했을 때 통제집단에 비해 높은 수준의 정신분열 스펙트럼 성격 특질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부모의 영향으로 사회적 무쾌감증을 가지는 확률이 있을 수 있음도 연구로 밝혀졌다. (Cohen, Emmerson, Mann, Forbes, Blanchard /2010)
위의 연구에 따르면 정신분열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부모 및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사회적 접촉에 무관심하고, 사회적 소속 욕구가 낮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사회적 무쾌감증을 이야기 할 때에는 사회불안과 잘 구분지어야 하는데, 친밀한 관계를 갖고 싶지만, 타인의 시선 혹은 판단이 두려워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는 사회불안과 처음부터 타인에게 접근하고 싶은 동기가 적은 사회적 무쾌감증을 가진 사람들은 서로 다른 부류라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를 돌아보았을 때, 사회적 무쾌감증에 가까우며, 이렇게 무언가를 명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문제의 반 이상은 해결이 된 듯한 느낌을 받기에 심리학은 언제나 재미있다.

이렇게 학술적 연구를 읽으면, 이상하게도 항상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
나를 스스로 병리학적으로 분석하려 드는 이상한 모습으로 비추어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되려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회 속으로 더 많이 노출시킬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내가 나를 더 많이 알아갈수록, 나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억지로 남의 기준에 맞추어, 사회적 교류 속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끼지 않아도,
혼자 있는 모습 그대로도 너무 즐겁고 행복한 나를 받아들이고 그렇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내가 사회적 교류에 접근하고 싶은 동기조차 없다고 해서, 이러한 내 모습에 대한 성찰이나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되려 나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따뜻함 인정과 같은 감정적 교류를 나누고 긍정적인 경험을 가지는 타인들의 태도에 무척이나 큰 호기심을 가진다. 물론 사람에게 관심은 없다. 그들의 태도와 동기가 아주 많이 궁금할 뿐이긴 하다.

스스로 고독하다고 생각되거나,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고독을 바라보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